책소개
여인, '리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19세기말, 시대의 역동 속에서 자기만의 운명과 사랑을 만들어간 한 여인의 모습이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졌다.'내가 리진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사 년 전이다.... 그날로부터 나는 하던 일을 접고 리진을 찾아 헤맸다.'작가 신경숙은 그렇게 이 여인, 리진과 조우했다....
누가 주인공인가. 노미네이트된 후보들이 가히 쟁쟁하다. 우선, 주요 인물들을 열거해보자. 리진, 콜랭, 왕비, 강연, 서씨, 블랑, 홍종우 등등이 있겠다. 여기서 1차적으로 정리 작업에 들어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1차 서바이벌의 생존자는 리진, 콜랭, 왕비, 그리고 강연이다. 이것에 의문을 표하거나 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우선 소설 제목이 『리진』이다. 이것만으로도 리진이 이 소설의 유력한 주인공후보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리진의 독주체제라고만 감히 말 할 수가 없다. 콜랭은 외국인이라는 희소성과 함께 소설지면의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리진의 연인이다. 그의 존재로 소설의 배경이 조선에만 국한되지 않고 바다건너 유럽대륙의 프랑스가 되기도 한다. 왕비 또한 쉽게 물러날 수 없다. 실제로 리진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도 왕비일뿐더러 소설 속의 글자만으로도 그녀의 아우라가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이다.
리진은 언젠가 내가 TV채널을 돌리던 중 kbs에서 방영하는 한국사 프로그램에서 얼핏 보았던 다큐멘터리에서 소개 되었던 인물이다. 중학교 시절에 보았던 그 프로그램에서 내 기억 속에 리진은 단지 프랑스인과 결혼했던 조선인 일 뿐이었다. 하지만 책 ‘리진’을 읽게 되면서 리진은 내 머릿속에 또 다른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리진의 부모는 리진이 어렸을 적 모두 죽고, 리진의 모친과 친하게 지내던 서씨가 리진을 보살핀다. 리진은 프랑스 선교사인, 블랑선교사로부터 우연히 불어를 배우게 되고, 어린 리진은 어린나이에도 불어를 습득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서씨의 동생 서상궁은 리진을 보고 리진을 궁으로 데려가게 되고, 그 때부터 리진과 명성황후의 인연이 시작된다. 어린 리진에게 배를 숟가락으로 퍼 먹여 주던 명성황후의 모습은 내 머릿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리진에게 있어 명성황후는 단지 한 나라의 국모가 아닌 어머니로서의 모습으로 리진에게 남겨졌던 가장 큰 모티브이기도 하다. 리진은 크면서 궁의 무희가 되고, 명성황후와 리진의 인연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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